안녕하십니까. 안산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유 빈 입니다. 경시대회에 응시할 때마다 은상, 금상 등 수상하여 집에 쌓인 상장이 산더미이지만 대상을 받아본 것은 처음이 기에 감회가 새롭습니다. 사실 어렸을때부터 꾸준히 경시대회, 토익 시험 등 참가했지만 ‘시험을 본다’의 부담은 항상 부재했던 것 같습 니다. 경시대회를 본다고 해서 딱히 좋은 성과를 거두기 위해 공부를 더 한다던가 단어를 외운다거나 하지는 않 았습니다. 시험을 그저 내 실력이 얼마나 늘었는지 시간의 경과에 따라 확인하는 용도쯤으로 생각했었던 것 같 습니다.

저를 외교관으로 키우고 싶으셨던 어머니는 어릴 때부터 저를 영어에 많이 노출시키셨습니다. 영어 DVD를 한 글 자막 없이 보게 하고, 영어 원서를 읽게 하셨습니다. 그러다 보니 영어는 자연스럽게 한국어와 함께 제 2의 모국어로 자리잡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영어가 한국어보다 더 편해졌을지도 모릅니다. 부모님은 그저 영어를 익히게 하려고 시킨 일들이겠지만, 이는 오히려 저의 인격을 형성하고 오늘날의 나를 정의하는 데에 더 큰 영향을 미친 것 같습니다. 일곱살 때 본 영화들, 그때 읽은 책들. 특히 저는 마블을 좋아했는데, 그시절 뉴욕시의 슈퍼히어로들은 지금도 제 마음 한켠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영화와 문학, 그리고 음악. 이들은 저에게 영어를 전달해 주는 매개체이자 영어와 사랑에 빠질 수 있었던 이유 였습니다. 지루한 문법으로 영어를 시작했다면 저는 지금 이렇게 대상 수기를 쓰고 있지 못했을 겁니다.

한 가지 언어를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면 여러가지 새로운 문들이 열리는 것 같습니다. 그것은 책을 읽을때, 그리고 영화를 볼때 가장 크게 느끼는 바 입니다. 원서의 번역본이든 영화의 한글자막이든. 여러 차례에 걸쳐 프로세싱 된 작품은 작가가 부여했던 본래의 빛을 잃기 마련입니다. 저는 이들에게 제한받지 않고 원작의 마법을 온전하게 느낄 수 있었기에 방 밖으로 나가지 않고서도 세계를 여행할 수 있었으며, 우주를 탐험 하고, 전설 속의 생명체들을 만나 그에게서 깨달음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Through literature, movies and music, I sailed across the pacific ocean in a lifeboat along with a tiger named Richard Parker, vanquished the White Witch with the Pevensies, won a Quidditch match against the Slytherins, and saved Middle Earth by destroying the One ring. 이렇게 영어를 모국어처럼 여길 수 있게 만들어주신 부모님께 감사의 말씀을 표하고 싶습니다. Special thanks to my childhood superhero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