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 49회 전국 영어수학 학력경시대회 수학 부문 대상을 수상하게 된 6학년 이진후입니다.

지난 대상 수상 수기에서 저의 공부 비법 세 가지를 소개했었는데요, 대상 수기 2탄을 써서 나머지 비법을 공개하겠다는 약속을 지키러 왔습니다. 대상 수기 2탄을 금방 쓸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는데, 시험을 볼 때마다 1~2문제씩 실수가 나와서 아쉽게 금상, 은상 수상에 머물렀었습니다. 이번 시험에서는 한 문제도 실수하지 않아 100점으로 대상을 받게 되어 매우 기쁩니다. 제 공부 비법을 ‘시험 전략’과, ‘수학의 본질을 즐기는 방법’ 두 가지로 나눠서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저의 시험 전략은 먼저 25번까지의 문제를 25분 동안 풀고 뒤의 5문제를 깊이 생각하여 푸는 것입니다. 즉 배점이 높은 문제를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을 전략적으로 확보하는 것입니다. 이번 대회에서는 중간중간에 실수를 유발하는 문제들이 있어서 25번까지의 문제를 푸는 데 5~7분 정도가 더 소요됐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26~30번 문제 아이디어가 바로바로 떠올라 충분히 깊이 생각해 보고 검토까지 할 수 있는 시간이 확보되어 100점을 받게 된 것입니다. 두 번째는 실수 관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저는 2학년 후기부터 6학년 전기까지, 성대경시에 총 8번을 빠지지 않고 응시했습니다. 가장 많이 틀린 회차에서 아깝게 동상을 놓쳤었는데, 이때 틀린 문제가 8문제였습니다. 이 중 3문제는 단순 실수였고, 5문제는 실력 부족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8문제를 보면서 3문제의 실수를 줄이고, 5문제를 더 풀 수 있는 실력을 단계적으로 갖추자고 다짐하고 8번의 대회를 거쳐 드디어 그 목표를 실현한 것입니다. 시험장에 들어갈 때 과도하게 긴장하고 들어가면 실수하게 됩니다. 저는 시험장에 들어가기 전에 항상 마음을 가다듬고 들어갑니다. 또한 ‘실수하지 말아야지’ 같은 부정어가 아닌 ‘계산을 한 번씩 다시 해야지’와 같은 긍정어로 바꾸어 생각해야 합니다. 부정어로 말하게 되면 머릿속에 ‘실수’라는 단어가 맴돌게 되어 오히려 실수하게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방법은 8번의 대회를 거쳐 ‘아, 이렇게 하면 성적이 잘 안 나오네’ 또, ‘이런 방법으로 하니 문제가 잘 풀린다’와 같은 경험에서 나온 것입니다.

이제 제가 수학을 어떻게 즐기고 있는지에 대한 관점에서 비법을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저는 현재 학원에 다니고 있지는 않습니다. 2학년 12월부터 5학년 5월까지 2년 6개월 동안 학원에 다닌 적이 있습니다. 지금은 졸업했지만, 그 곳에서 공부하며 어려운 문제를 도전해 보는 것이 재미있다는 것을 느꼈고, 자신의 힘으로 끝까지 풀어내면서 수학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때의 경험이 계기가 되어 KMO도 도전해 보게 되었습니다. KMO를 공부하며 요즘 제가 가장 관심 있는 분야는 부등식입니다. 산술기하평균, 코시, T2, 재배열, 체비셰프 등등의 부등식을 사용하여 문제를 풀어내면 정말 짜릿하고, 부등식은 아름답다는 생각이 듭니다. 기하도 부등식 못지않게 좋아합니다. 도형의 좋은 성질을 이용하여 각을 돌리면 문제가 풀릴 기미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고, 풀리는 그 순간 엄청난 쾌감이 느껴집니다. 또는 그림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정리(Theorem) ‘파스칼’, ‘조화점열’ 등등이 보이기도 합니다. 저는 이와 같이 단순 계산이 아닌 아름다운 문제들을 좋아합니다. 저는 아름다운 수학 공부를 계속 이어 나가 고1 때 IMO(국제수학올림피아드) 한국 대표팀으로 선발되는 것이 단기 목표입니다.

현재 저는 KMO(한국수학올림피아드)를 공부하고 있는 친구들, 형들과 함께 만든 수학 공부 모임의 회장으로 활동하며 매일 줌(ZOOM)회의를 열어 함께 공부하고 있습니다. 서로 올림피아드 문제를 출제하기도 하고, 서로의 문제에 대한 풀이도 공유하며, 팀전 대회도 열고, AoPS에 릴레이로 포스팅도 하며 서로 동기부여를 해줍니다. 수학이라는 학문은 제가 혼자 고민하다 풀린 쾌감도 엄청나게 크지만, 정말 안 풀리는 문제가 있을 때 같이 고민하는 과정이 아주 재미있습니다. 처음 수학 학원에 다닐 때, ‘배운 것을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 수 있게 복습하는 것이 가장 좋은 공부 방법’이라고 배웠습니다. 이렇게 복습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남겨 제 유튜브 채널에 꾸준히 공개하고 있고, 학교 전교 회장으로서 전교생과 함께 수학 사고력 문제를 풀어보는 ‘우리학교생각대회’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반 친구들과는 매 학기 교과 진도가 끝날 때 ‘우리반수학경시대회’도 열어 함께 복습도 합니다. 국내 경시대회뿐만 아니라 미국수학경시대회에도 도전하여 올해는 한국인 3위를 하는 경험도 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방법으로 수학을 즐기는 것이 저의 마지막 비법입니다. 끝으로, 저를 항상 응원해 주시는 부모님과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