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포자라는 말을 아는가? 수학을 포기한 자를 줄여 부르는 신조어로, 우리 주변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사람들이다. 이처럼 수학은 우리에게 어렵고 딱딱한 학문이라는 인상을 준다. 그러나 우리가 흔히 말하는 성공의 방법을 따르기 위해서는 수학과의 전면전을 피할 수 없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많은 학부모들은 사교육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사교육을 받으면 학교에서 받는 교육보다 더 심화적으로 파고들어가 수학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보다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물론 이 말이 틀리진 않았다. 그러나 사교육은 수학의 거부감이라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는 단순히 성적을 높이기 위한 일시적인 해결책으로, 우리가 학교를 졸업한 뒤에도 살아가면서 만날 수학을 재미있고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하지는 못한다. 말하자면 사교육의 유통기한은 학창 시절까지라는 것이다.

  이 문제에 공감하는 사람은 나뿐만이 아니다. 얼마 전에 킬러 문항이 없어진다는 뉴스가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킬러 문항을 없애는 표면적인 이유는 사교육을 없애는 것이다. 물론 사교육을 줄이고 선진국들이 추구하는 창의력 위주의 미래 지향적 교육을 따라가겠다는 취지는 좋다. 그러나 킬러 문항을 단순히 없앤다고 해서 사교육 문제가 쉽게 해결될까? 이 또한 다른 종류의 사교육으로 이어지며 좋은 해결책이 되지는 못할 것이다.

  우리는 조금 더 넓은 눈을 가질 필요가 있다. 사교육이 잘못된 교육 방식이라는 것은 아니다. 사교육도 필요한 때에 적절히 활용하면 매우 유익하다. 그러나 내 또래 학생들이 수학을 싫어하는 이유는 사교육보다도 수학을 외워서 공부하는 학문으로 바라보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공식은 문제를 해결해나가기 위한 일련의 방법일 뿐, 암기가 수학의 전부는 아니다. 수학을 좋아하는 친구들에게 그 이유를 물으면 수학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재미있다고 말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물론 재미를 느끼라고 강요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적어도 이런 친구ㄷ?ㄹ은 공식을 외우는 것보다도 외운 공식으로 문제를 푸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아주 작은 차이이지만, 이 작은 차이로 수학을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크게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당신에게 수학의 첫인상은 어땠는가? 어떤 이는 교과서에서 배우는 복잡한 공식과 계산식이 이어지는 골치 아픈 학문으로 바라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다른 이는 우리 생활 속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와 같은 학문으로 바라보았을 것이다. 모두가 같은 내용을 배우는데 사람마다 수학에 대한 인상이 다른 이유는 무엇일까? 결국 어떻게 받아들이냐의 차이이다. 어차피 배워야 할 학문인데, 꾸역꾸역 억지로 배우기보다는 일상 속에서 수학을 찾아보며 친근하게 배우는 것이 더 나은 방법이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