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초등학교 6학년 때 인생 첫 경시대회를 경험했는데, 그 때 받았던 성적표를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25점이라는 성적을 받고 초등학교 6학년은 인생이 만만한 것이 아니라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그 이후로 성균관대학교 주최 수학경시대회 전기, 후기는 빠지지 않고 계속 응시했습니다. 처음에는 친구들의 경시대회라는 것을 보러 간다는 말에 호기심에 응시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학년이 올라가면서 대회에 응시하는 90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처음 마주치는 문제를 매듭 풀 듯 차근차근 해결하는 그 느낌을 즐기게 된 것 같습니다.

 중학교에 올라와서 상위 15퍼센트만 받는다는 장려상을 받고 좋아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제가 대상을 받아 수상소감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지금까지 대상을 수상했던, 그리고 시상식에 참가한 여러 친구들 중에는 저보다 훨씬 우수한 학생들도 많겠지만 저에게는 지속적으로 성취를 이룬 저 자신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누구보다 의미 있는 경험이 될 것 같습니다. 정기적으로 시험을 계속 치른 경험이 쌓여서인지 그간 성적이 많이 향상되어 그 동안 거둔 성적으로 거의 5년간의 성적 추이를 알아볼 수 있어 좋은 척도가 되었습니다.

 사실 고등학교 올라와서는 학교 공부하기 바빠 이런 외부 경시대회를 보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라는 생각에 갈등을 많이 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도 경시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느꼈던 기쁨, 그리고 성적의 향상 곡선을 보면서 맛본 성취감은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어쩌면 이렇게 상을 탈 수 있었던 것도 그 덕분이겠죠. 이 경시대회가 저에게 준 가장 큰 의미는 나도 잘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는 것에서 느끼는 뿌듯함인 것 같습니다. 이번 수상 경험은 지금까지 수학을 열심히 공부해 온,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저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