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시는 저에게 늘 즐거운 도전이었습니다. 시험장에서 만나는 친구들과 서로 얘기를 나누는 즐거움도 있고, 시험지를 받는 순간의 떨림, 그리고 한 문제씩 풀어나갈 때의 뿌듯함 등.

3학년 때 첫 경시, 놀이터에서 놀다가 ‘아차, 오늘 시험이었지.’ 하며 필통도 없이 신나게 뛰어가던 때였습니다. 해마다 제 친구들이 큰상을 받자, 몇 번의 장려상에 만족하던 저도 좋은 성적을 받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문제에 대한 집중과 끈기가 생기자, 신기하게 결과도 점점 좋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성대 은상을 거쳐, 연대나 KMC 금상까지 나오자, 언젠가 대상을 받아보고 싶다는 목표도 생겼습니다.

실력점검차원에서 즐거움으로 시작했던 경시를 통해, 점점 수학에 관심이 생겼고, 내가 수학에 재능이 있나? 하는 생각까지 가지게 되었고, 이제는 수학자가 되고 싶다는 꿈도 꿉니다. 이런 저의 변화에는 항상 ‘즐겁게 도전해 보는 마음’이 중요했던 것 같습니다. 그 후 강서교육청영재원을 거쳐 현재 교대영재원에서 수학분야를 계속 공부하게 된 것도 어쩌면 경시가 첫 출발점이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후배들이 묻는다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경시에 도전하다보면 잃는 것보다 얻는 게 훨씬 많으니, 즐겁게 도전해 보길 바래. 수학은 즐기는 게 더 중요한 것 같아. 무엇보다 수학 관련 책을 많이 읽는 것을 추천하고 싶어. 어릴 때는 사고력 위주, 그 후 기본이론이 배경이 되면, 심화문제를 많이 풀어보는 것도 좋고. 수학은 갑자기 이루어지는 공부가 아니니깐 꾸준히 해야 할 것 같아. 그리고 대상이라고 특별한 비법은 없어. 다들 비슷하고 똑같은 실력이니, 실수의 차이라고 생각해. 연산실수, OMR카드 마킹실수는 조심!!! 나도 지난번 성대경시에서 5를 50으로 OMR카드 실수를 하는 바람에 큰상을 놓치고 엄청 속상했는데, 그때서야 실수도 실력이라는 말이 이해가 되더라. 또 노가다(?)문제에서는 포기하고 싶을 때, 조금만 더 참고 집중해서 끝까지 풀어보면 더 좋을 것 같아. 힘들어서 그만 풀고 싶은 그때가 바로 90%쯤 푼 지점이니깐. 경시공부는 누가 하라고 해서 하는 것보다는 스스로 도전하는 마음이 중요한 것 같아.”

수학 공부는 경쟁이 아니라, 친구들과 다 함께 가는 길이라고 합니다. 수학 관련 이론과 문제 푸는 즐거움을 나누며 같이 공감하는 친구들이 주변에 많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되었습니다. 대상도 무척 기쁘고, 함께 수상하는 내 친구들에게도 축하를 보냅니다.

“최고가 되려고 노력하지 마라. 최선을 다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에 따른 기쁨을 만날 것이다.”

부모님 말씀이 떠오릅니다.

많은 분들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