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번에 상을 받게 되었을 때 좀 놀랐다. 대상을 받을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나는 영어 공부를 체계적으로 하거나 경시대회를 준비해 본 적이 없다. 다만 영어를 하는 것을 즐거워했고, 그래서 영어책을 읽는 등 영어 활동을 내가 즐겁게 꾸준히 해 왔을 뿐이다.

내가 영어를 즐기게 된 건 한국어의 영향도 있다. 워낙 책 읽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한국어로 책을 읽던 습관이 미국에 가면서 영어로 된 책을 읽는 것으로 바뀐 것이다. 물론 처음에는 답답하고 잘 읽히지도 않았지만, 계속 읽고 노력하자 점점 잘 읽히고 흥미가 생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다른 아이들은 이미 오래 전에 졸업했을 만한 책을 읽는 것이 창피하게 느껴졌고 내 자존심에 금을 긋는 일처럼 느껴졌지만, 갈수록 책을 읽는 것이 재미있게 느껴지고 또 수준도 점점 높여 가면서 읽을 수 있게 되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때 그 습관을 버리지 않고 계속 책을 읽고 영어를 배우려고 노력한 것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는 생각이 든다.

경시대회를 준비하는 방법은 모두 다르겠지만, 나는 무엇보다 오랜 시간 동안 쌓인 독서가 내게 힘이 되어 주었던 것 같다. 독서는 내게 영어를 이해하고 독해할 수 있는 능력을 주었고 나의 어휘의 범주를 넓혀 주었으며 무엇보다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주었다.

물론 독서만 했다는 것은 아니다. 학원을 다니며 토플 공부와 세계사, 한국 역사등을 영어로 공부했다. 이런 모든 노력의 결과로 대상을 수상하게 된것이 아닌가 한다.

나는 이번 경시대회의 대상을 영어공부의 새로운 시작점으로 생각한다. 이제 또 다른 목표를 설정하고 한 단계 더 높은 도약을 위해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