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영재학교 대구과학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박정민입니다.

이번 시험에도 전과 같이 계산 실수가 있어서 그렇게 높은 성적을 기대하지는 않았는데, 대상이라니 믿어지지 않네요. 성균관대학교 주최 전국 수학 학력경시대회에서 대상이라는 큰 상을 받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며, 수기를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내신 시험은 시험범위가 정해져 있고, 그 짧은 범위 안에서만 시험이 출제되기 때문에 시험 문제들의 유형이 정해져 있습니다. 벼락치기를 하더라도, 어떤 유형에서 어떠한 풀이과정이 필요한지만 깨닫게 된다면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죠. 하지만, 수능이나 성대경시대회 등 시험 범위가 정해지지 않은 시험들은 단지 벼락치기만으로는 높은 점수를 얻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지속적으로 문제들을 접하면서, 어떤 문제들은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수능과 성대경시대회의 경우에는 앞의 문제는 대부분 순조롭게 풀리지만, 뒤로 갈수록 난이도가 급증한다는 점입니다. 20번대 후반 문제들은 이해하는 것마저 어려울 정도인 문제들이 많습니다. 실수를 얼마나 적게 하느냐와 동시에, 이 문제들을 얼마나 많이 맞추는지도 성적을 좌우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이 문제들을 잘 맞추는 사람들이, 소위 수학을 잘한다고 하는 사람들입니다.

20번대 후반, 그리고 30번 문제는 단순히 개념을 묻는 문제가 아닙니다. 여태 배웠던 개념들을 얼마나 적절하게 사용하는가를 묻는 문제입니다. 그리고 이 문제들을 풀기 위해서는 논리력과 연산력 그리고 응용력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이런 3박자를 고루 갖춘 사람들을, 우리는 수학을 잘 한다고 하는 것입니다. 연산력은 초등학교, 그리고 중학교에서 충분히 키워집니다. 초등학교에서 원주율을 3.14로 계산하는 것 등 교육과정에서 의도적으로 연산력을 키웁니다. 그리고 논리력은 얼마나 평소에 풀이과정을 자세히 적는 연습을 했고, 이해를 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평소에 답안지와 자신의 풀이과정을 비교하면서, 어떤 공식은 어떤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인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어떤 과정을 자신이 적지 않고 넘겼는지도 확인해볼 수 있죠. 마지막으로, 응용력은 평소에 얼마나 수학적인 생각을 많이 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문제집을 풀다 보면 어려운 문제가 가끔 있을 것입니다. 답안지를 바로 보지 말고, 30분 동안 생각해보세요. 30분이 지났는데도 떠오르지 않는다면, 답안지는 그 때 펴도 됩니다. 그리고 답안지를 본 후에는 덮어놓고 다시 그 문제를 처음부터 풀어보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굳이 적을 필요는 없습니다. 어떤 과정, 그 다음은 어떤 과정. 그렇게 다시 되새기는 과정을 통해 응용력이 길러집니다.

글이 길었습니다만, 제 수기의 내용은 단 한가지입니다. 수학은 노력한 시간과 실력이 비례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꾸준히 노력한다면, 성과는 언젠가 나타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