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학교 영어경시대회에 참가하게 된 사유는 의지보다는 호기심이 더 컸습니다. 한국에서 열리는 영어경시대회들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라, 별다른 준비나 조사 없이 뛰어들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대상을 받게 되었다는 것에서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하며,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영어를 잘하고 싶다면, 저는 무엇보다도 책을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과거 미국, 인도 등 여러 나라에 살면서 영어를 자연스레 배우게 된 것도 있지만, 이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데에는 꾸준한 독서가 필수적이었습니다.

실력과 개인적 역량의 향상에 책이 좋은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우선, 당연히 책을 읽는 행위 자체에서 나오는 생각의 확대와 지식의 습득입니다. 어떤 이유에서든, 책을 읽는 것은 유용하고 중요한 행위입니다. 그러나 특히 영어 공부의 맥락에서는 더더욱이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사실 한국 내에서 공부하는 영어는 진짜 영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우리나라의 영어교육은 한국인이 쓴 지문으로, 한국인이 낸 문제를 풀며, 한국인이 채점하는 구조입니다. 모국어가 아닌 영어를 다루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기 마련이며, 이가 아니더라도 선생님들께서 영어권 나라 고유의 정서를 언어 속에 담아내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때문에 시험 지문들에는 문법적 오류가 수두룩하고, 수능에서는 부자연스러운 표현과 쓸데없이 복잡한 문장 구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반면, 영문학은 영어를 일상적으로, 매일 쓰는 사람이 쓴 글입니다. 표현의 자연스러움은 물론이고, 한국내의 자료에서는 찾을 수 없는 서구문화의 특징적인 표현들, 정서들까지 담겨있는 ‘진짜’ 영어입니다. 분야와 장르를 불문하고, 영어를 향상시키고 싶다면 교과서가 아니라 원문 소설부터 집어 드는 것을 추천합니다. 학업적인 도서일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제가 읽는 책들도 십중팔구 소설입니다. 제 영어 실력의 90% 이상은 외국생활이 아니라 제가 읽었던 책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책이 낯설거나 거리가 멀어도, 이과여도 (저도이과입니다^^), 꼭 영어의 향상이 목표가 아니더라도 책을 읽는 습관 자체는 양성해두면 좋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어디든 언제든가 방안에 책이 한권은 있도록 합니다. 시간날때, 주말에 할거없을때, 조금씩 읽으면 억지로 외우는 것보다도 자연스럽게 단어들과 표현들이 머리에 들어오는 것을 느끼실 것입니다. 읽고 성장하다보면, 적용할 곳도 분명히 생깁니다. 번역 봉사부터 자막 없이 영화 보는 것까지, 수많은 새로운 길이 열리게 될 것입니다. 영어를 정말로 잘하는 것의 비결은 값비싼 학원도, 교재도 아닌, 책입니다. 다시한번 대상을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