我 muy aime studying 언어! 중국어, 스페인어, 프랑스어, 영어, 한국어를 섞어 만든 저만의 문장입니다. ‘저는 언어를 배우는 게 너무나 행복합니다!’라는 뜻입니다. 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5개 국어가 가능했던 저는 유난히 언어 배우는 걸 좋아했습니다. 자려고 누우면 머릿속에 책에서 읽은 문장이 떠오르고, 세상 모두가 ‘언어’라는 기호로 묶인 게 신기했습니다. 수학도 가장 명확한 언어라고 생각합니다.

언어에 빠지게 된 계기는 뭐니 뭐니해도 영어입니다. 저의 영어 사랑은 그동안 읽은 수많은 원서들이 대신 해줍니다. 제가 사는 동네는 집 밖만 나서면 대한민국에서 유명하다는 소위 ‘빅3’ 영어 학원들이 즐비합니다. 소문난 원어민 선생님들이 계시고, 친구들과 영어로 실컷 말하고 싶다는 생각에 다녀볼까도 했지만 저한텐 책이 가장 훌륭한 선생님이자 친구입니다. 단어를 외우고 문법을 분석했다면 지금처럼 다섯 개 나라 말을 할 수 있었을지 의문입니다. 마음껏 읽으면서 느끼고 쓰고 말하다보니 좋아하게 되고, 사람들이 잘한다고 격려해줍니다.

제가 좋아하는 비밀 아지트가 두 곳이 있는데 한 곳은 제가 다니는 대도초등학교 도서관이고 또 한 곳은 문화원입니다. 학교 도서관엔 재미난 한글책들이 가득하고, 문화원에 가면 공짜로 프랑스, 중국어책을 실컷 볼 수 있습니다.

AI가 다 해주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오는데 뭐하러 힘들게 언어를 배우냐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도보다리 위에서 나눈 대화가 그 이유가 될 것 같습니다. 통역사가 있고, 번역기를 만지작거리며 대화를 나눴다면 어땠을까요? 언어에는 로봇이 절대 흉내낼 수 없는 사람과 사람이 눈을 마주보고 나눌 때 뿜어져 나오는 힘이 있습니다. 지금도 세계 어느 곳에서는 자신들 고유 언어가 사라지고 있는 민족들이 있습니다. 그 곳에 필요하다면 우리 말, 한글을 전파하고 싶습니다.

2학년때 3학년 영어 부문에 응시해 한두 문제 차이로 은상을 두 번 받았는데 그때마다 큰 박수 부탁드린다며 응원해주셨던 성대경시 시상식 사회자분께도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또 책 좀 그만 보라고 걱정하시면서도 축구선수 호날두의 스페인 인터뷰를 번역해 드리면 좋아하는 엄마, 토요일마다 프랑스 문화원에 데려다주시는 아빠, 나의 영어 파트너인 미래 영화배우 동생 시우와 이 기쁨을 나누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非常 感謝. Merci beaucoup. Muy gracias. Thank you very much.